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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문제 - 여럿이 이야기하기

새벽감성에 이끌려 오랜만에 글을써본다. 요새는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안쓰고 있는데(하다못해 댓글도)그것은 아마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는 이유일것이다. 좋은글은 마음의 여유가 있을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게 바쁜건 아니다. 오히려 마라톤 준비한다고 뛰댕겨대는 시간을 줄이면 할일이 너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관성에 의해서 '아직 나는 바쁘다'라고 스스로가 느끼고 있기 떄문일것이다. 차차 나아지겠지...


블로그가 모니터링되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쓸데없는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런종류의 생각을 배설할 수 있는 채널이 이곳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싸이월드 시절부터 이렇게 글을 올려놓고, 문제를 상기하며 해결했던 방식이 잘 통했기 떄문일지도.. (관종은 아니라능..) 아무튼 오늘의 주제는 나의 일생을 괴롭혀온 '대화'라는 주제중의 하나에 관한것이다. 지식인의 '여럿이서 하는 대화가 너무 힘들어요.'페이지가 유사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나는 말이 적은 사람이다. 그리고 연예계 이야기로 하루종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 그들은 대화가 끊기게 되면 나타나는 '정적'이라는것에 알러지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그런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그에 반대의 성향을 가졌고 여기에 불만을 갖지는 않는다. 단, 그들이 쓸데없는 말을 하면서 갖게되는 언어의 유창성, 그거하나는 정말 부럽다고 생각한다. 특히 외국어 회화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도 그들에게 상당한 메리트가 주어진다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 보면 내게 없는 선천적인 능력 하나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하며 부러워한다.


그나마 그동안의 노력으로, 커피집에서 쓸데없는 이야기로 하루 온종일을 낭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긴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것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와중에 드는 생각은 '이시간이면 다른것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 라는 초조함?불안감? 같은게 마음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어 그 시간이 마냥 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야기거리의 근원인 웹서핑이라도 하게되면 '내가 이걸 뭐하러 보고있지, (이하 동일한 생각)' 이라는 생각때문에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렵다.


그보다도 더 어려운것은 오늘의 주제인 '여러사람과 함께 대화할 때'이다. 물론 3~4명까지는 자연스럽게 커버가 가능하다. 하지만 참여인원이 4명이 넘어가는순간 갑자기 뇌의 활동이 말그대로 '중단'된다. 나는 남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스타일이라서 남들 하는 이야기를 '먼저' 듣는다. 한사람이 먼저 말을하면, 나는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여 결론을 지어주려고 한다. 문제는, 나는 모든 문장이 종료가 된 후에 나의 입장을 말하고자 하는데, 그와중에 옆에있는 사람이 종료 직전에 맞장구등을 치면서 발언권이 그에게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아까 정리해놨던 생각과 새로이 발언되는 의견을 중첩시키는 나만의 결론을 짓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그러다보면 발언도중에 또 다른사람이 말을하고... 그런식으로 머리는 머리대로 아프고, 주제는 도중에 다른쪽으로 흘러가버리기 때문에 뒷북치기도 애매하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벙어리가 된채 그 흐름의 변화을 지켜보게 된다.


즉, 여럿이서 말하게 되면 대화의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는게 문제인것이다. 참여자가 별로 없는경우, 발언이 종료되면 그에 맞춰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천천히 말을 해도 되는데, 많아지게되면, 대화를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대화 도중에 끼어드는 경우도 있고, '정적'을 싫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특성상 정적의 시간을 최소화하고자 경쟁적으로 말을 꺼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통신의 비유를 들자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화간의 handover시간을 최소화(-10s<x<0.5s)하는 자신만의 알고리즘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는데, 나의 알고리즘은 1s정도에 머물러 있어서 계속 채택이 되지 않는것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한가지 해법은(자문자답??) 외국어를 배울때와 마찬가지로 '생각나는 즉시즉시 뱉어라'인것 같다.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내가 영어말하기를 할때 가장 문제가 되었던것이 '머릿속에서 어떤말을 다 할지 문장을 미리 다 생각해놓고 그 다음에 늘어놓는것'이었고, 그 습관에서 벗어나자마자 말하기 실력이 늘었다는 경험이 떠올랐다. 그렇게 뱉는것이 자신감이고 더 나아가 '버릇'이었다. 오늘부터 명심하며 바꿔나가야겠다. 갑자기 결론이 나버린것같아 기분이 괜히 좋다. 결론이 났으니 오늘은 여기서 기분좋게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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