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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워크샵을 다녀와서

최근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폭식과 폭음을 했고, 그래서 그런지 장염에 걸린듯하다. 식욕이 완전히 떨어져서 아무것도 먹고싶은 생각이 없고 조금만 먹어도 바로 물설사를 한다. 이번에 워크샵을 갔는데 증세가 점점 심해져서 술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는바람에 술도못먹었다(작정하고 갔는데..). 이와중에 다행인건 식사테이블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소주원정이 불가능했고 이로인해 술먹는 분위기가 조성이 안된것, 그리고 금주자 위주로된 방에 배정받아서 많이 안마시고 일찍 잘 수 있었다. 가뜩이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일들을 몇몇 벌여놨어서 잠도 못잘줄 알았는데. 역시 이런것을 보면 나는 확실히 운이 좋은사람이다. 아무튼 장염덕분에 배가아픈 상태였고, 기분이 별로 좋지않은 꿈을 꿔서 잠에서 깼고, 요즘 생각하는 주제들이 몇몇 있어서, 그리고 잠을 다시자게되면 지금 기억을 잊을것 같아서 새벽감성에 몸을맡긴채 글을 써본다. 


1. 꿈의 내용은 이렇다. 나의 작은아버지는 교회목사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교회를 개척하였다. 나는 초반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역시나 동원되어 설교를 들으러 갔다. 자주 보던사람들이 주로 앉아있는 가운데, 2명정도의 새로운 젊은 청년들이 있었다. 설교내용은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주 내용은, '자신은 지금 다른사람으로부터 의심받는 이론을 설교에 사용한다고(이단이라고) 오해받고 있는중이다, 그에 대해서 해명해보겠다' 였고 역시나 이번에도 항상듣던 내용과 '인본주의'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활용하며 신도들에게 진리?를 전파하고자 하였다. 그러던중 아까 있던 청년 중 하나가 갑자기 설교를 반박하기 시작한다. 이에 당황한 목사는 역시나 뻔한 레파토리와 고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고압적인 태도로 그를 설득하지만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 청년은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그에 맞서지만 목사의 반복되는 말과 주변 노인들의 부정적인 시선에 현기증이나서 나가게 된다. 청년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목사는 득의양양하여 내 저럴줄 알았다며 다시 설교를 이어간다. 그런데 언제그랬는지 예배당의 자리가 많이 빈것을 볼 수 있었고, 역시나 자주봐왔던 사람들이 맹목적인 눈빛으로 목사를 바라보는 모습이 클로즈업되며 꿈은 끝나게 된다.


이 꿈이 나에게 너무 흥미로웠던것은, 나의 경험의 조각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매끄러운 스토리로 엮여졌다는 것이다. 오늘 워크샵에서 돌아오면서 고속도로 옆에 위치한 '24시간 기도원'을 우연찮게 보았는데, 그러면서 '저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설교를 들으며 살고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요즘엔 정말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접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체호프의 '노년의 무기력함'이 이 꿈의 한장면으로 반영된것 같다. 그리고 꿈에서 '인본주의'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여태까지는 그저 '신이 아닌 사람이 판단의 중심이 된다'정도로 생각하고 무심코 넘겨왔던 단어였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요즘 수없이 고민하며 정리해나가는 분야중에 하나였고, 그중에서도 내가 빠져있는 '실존주의'가 여기에 속한다는것을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아마 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글을 하나 쓸것 같다. 쓰려는 글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여태까지 인간이 신을 믿어온 이유는 '삶의 목적이 없어서'이다. 개나 고양이가 삶의 목적이 있어서 삶을 사나? 그냥 번식이 되어 낳아지고, 본능에 의해 자손을 낳는것이다. 신이만든 자연의 위대함으로 균형이 이루어지며 그런 삶은 지속된다. 인간이 고통받는 이유는, 비록 개나 고양이와 다를바없는 몸뚱이지만, 지능이 조금 더 좋다는 이유로 '쓸데없이' '자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자아는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와 같아서, 항상 혼돈에 빠져있고 불안해한다. 사람들은 그런 자아에게 약간의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주는 종교라는 이론을 고안해냈고, 사회지도자들은 종교의 순기능을 인정하여(구성원의 혼돈을 잠재우기 위해) 이를 널리 퍼뜨렸다. 


내가 아는 특정 종교는 인간이 생각의 중심이 되는것을 멀리하고, 오직 신이 그 마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목적은 창조주를 찬양하는것이 목적이 되어야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한데에 대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빚진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그리고 그 빚을 갚는방법은, 창조주의 의도에 맞게 항상 창조주를 찬양하며 사는것이라 한다. 이런 완벽한 삶의 목적이 부여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혼돈에 빠지지 않은채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는 중요한 질문 몇가지가 빠져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이러한 한정된 목적만을 위해 살기에는 우리의 자아를 만족시키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같은 시대에는...) 종교의 문제는, 삶의 목적을 규정해놓고 다른것을 죄악시하였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볼 수 있는 여유나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다수의 개돼지들에게는 방황하지않고 행복하게 살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자 교과서이지만, 


2. 워크샵에서 느낀점이 있다. 예전부터 느낀것이지만 나는 '팀의 퍼포먼스는 협업이 아니라 가장 뛰어난 사람이 결정한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맹신은 아님.)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것을 말하기 위해 이 문단이 만들어진것이지만(여기에서 그에대한 간략한 내용과 OKKYCON 2017 발표영상을 볼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먼저 이 주장의 근거가되는 'Evidence for a collective intelligence factor in the performance of human groups' 논문은 'iq가 팀의 문제해결 능력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내용인데, 이것은 전반적인 능력과 일반적인 문제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문제이지(c-factor 인정합니다), 특정 능력이 특정 문제를 푸는 능력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워크샵에서 했던 콩콩이도 그렇고, 개발도 마찬가지이다. 두 팀이 특정 문제에 대해 대결을 한다 하면 유독 뛰어난 한사람이 판세를 뒤집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뛰어난 사람의 존재는 팀에 안정감을 주고, 또한 팀의 전반적인 퍼포먼스가 낮다 할지라도 '하드캐리'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여 역시나 팀에 희망(비전)을 안겨준다. 


콩콩이 게임을 했을때, 가장 유력했던 팀이 저조한 사람의 존재로 인해서 삽질을 하는 경우가 생겼다. 다른 팀들은 그 모습을 보며 희망을 갖게 되었고, 나는 그와중에 (정말 의외로) 콩콩이의 마스터로 등장하여 최약팀으로 여겨졌던 우리팀에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나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면서 반전승부를 보여주며 모두를 응원하였고, 사람들은 이를보며 열심히 게임에 임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팀은 우승을 했다. 팀에는 이렇게 한사람의 의지할만한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보통의 능력만 있으면 된다.(오히려 자기주관 뚜렷한 너무 뛰어난 사람들만 모여있다면 갈등이 생겨 퍼포먼스는 떨어질 것이다) 사람들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데에는, 적절한 방향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뛰어난 사람은 다른사람의 삽질을 최소화해주거나 커버해주고, 또한 팀과 개개인의 방향설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근데 뛰어난 사람이 다른이들을 압살해버리면 다른이들은 의욕을 상실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팀의 퍼포먼스를 생각한다면 능력이 출중하면서도 c-factor가 높은사람을 배치하는것이 적절하다 생각한다. 나는 이 두개를 높여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중이다. 


3. 이건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짧게 적는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중에는 남자의 비중이 높다. 뭐 사회구조적 문제 그런거 다 치우고 생각해보자. 이 둘을 나누는 요인으로 obsession/집착이 있다 생각한다. 위의 '방향성'과 궤를 같이하는데, 남자는 하나에 꽂히게 되는 경향이 전반적으로 있는것 같다. (소수의견 그런거 다 치우고 내맘대로 생각함) 대신 여자는 안정적이고 전반적으로 골고루 잘하는 느낌이다. 즉 specialist/generalist로 나눌 수 있겠다. (어휴 또 이분법적 사고에대해 변명코멘트 붙일까 하는데 슬슬 짜증난다) 그런데 어떠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한가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특정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되면 모든 생각이 이에 초점이 맞춰지며 모든 경험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보통정도 이상의, '특정주제에 대한 집착'이 필요하다. 물론 머리좋은 축복받은 이들에게는 어느순간 떡하고 그런 경지에 다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다. 집착이라고 하면 어감이 좋지않으니 flow/몰입 으로 바꿔 이야기하면 다들 알아들을 수 있겠지? 나는 극단적인 사람이라 극단적인 표현이 더 잘와닿는다.


아무튼 몰입의 정도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만들고, 그러한 몰입을 위해서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예전시대에는 무조건 잘살고 돈열심히벌자,그리고 맹목적인 신앙심으로 사람들이 평균이상의 능력치를 발휘했지만(물론 나는 이정도로 만족하지 않는다), 요즘같은 저성장과 희망없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점점 도태되어 가는듯 하다. 나는 방향의 중요성을 깨달은 개돼지이다. 일도그렇고 삶도 그렇고, 방향이 중요하다. 방향이 능력을 만든다. 그리고 방향과 능력이 개돼지가 인간흉내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나는 나와 주변사람들이 좀더 나은 개돼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개돼지론과 방향성에 대해 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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