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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신고

재택근무가 2주차. 곧있으면 3주쨰가 된다. (감염자는 아님!)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열심히 집정리나 파일정리를 하다보니 마음 한켠에있던 찜찜함이 사라져서 너무나 좋다. 여유없는 삶에서 약간의 빈틈이 생긴것같은 느낌? 그간 일년간은 내 자신을 돌아볼만큼의 여유가 1도 없었던,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던, 어떻게 흘러갔는지 되돌아볼수도없는 시간이었다. 물론 지금도 여유가 없이 숨쉬기도 버거운 삶을 살고있지만.

 

나는 무질서를 사랑하면서도 질서를 사랑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갖는다. 불안정한 현재에서 벗어나기위해 안정될수있는 방법을 찾지만, 이후 안정화가 되면 다시금 지겨워져 또다시 불안정한 상태를 만들고자 한다. 아무래도 천성이 불안정함을 베이스로 가져가는듯 하다. 건물(시스템)을 짓고, 다시 허물고, 다시 새로운 형태로 지어보고, 그런 과정의 연속이다. 블로그도 그래서 몇번 갈아타고 그떄마다 약간씩 쳬계를 변형시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또다시 체계가 바뀔듯...

 

완벽한 systemization으로 더이상 변화의 필요를 느끼지 않게되면 다른 대상으로 관심이 옮겨간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완벽했던 그 형상을 보게되면 그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측면이 부각되어 다시금 그 체계를 부순다. 따라서 나에게는 망각이 중요한 삶의 요소다. 망각을 하기떄문에 완벽함을 부술수 있는 동기와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매우나쁜 기억력때문에 삶에있어 많은 제약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삶의 이유떄문에 망각을 포기할 수 없다. 

 

돌아와서, 나는 무질서를 사랑한다. 혼돈을 좋아하고 파괴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재미있기 떄문이다. 나는 최근에 일어나는 사회혼란이 단점만 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리고 뉴스에서 나오는 다양한 똘아이들이 그저 귀엽다. 왜냐하면 그들은 (비교적) 큰 해를 입히지 않고 세상에 잔잔한 물결을 만들어 주기 떄문이다. 똘아이들이 예전보다는 좀더 선을 넘은 느낌이긴 하지만 아직은 봐줄만하다. 조기 막장인터넷교육으로 인해서 사회규칙과 도덕을 잊어버린 탓인가.

 

항상 말하고다니지만 나는 삶에 미련이 크지 않다. 뭐 오늘가면 오늘가는거고. 아무래도 이런태도가 남들과는 다른 점일듯 하다. 언제든 심각하지 않고 대충대충 산다. 삶에 걱정이 없고, 지금 내앞에있는 밥이 제일맛있다. 다르게 말하면 집착욕이 없는건가? 돈이 없으면 뭐 어때? 하면서 주식을 하는데 오히려 잃은적은 없다. '필사즉생 필생즉사'는 내가 좋아하는 격언이다.

 

그런 내가 결혼을 했다는것은 나도그렇고 남들도 그렇듯 아직도 믿기지 않은 선택이다. 와이프는 대체 무슨생각으로 결혼한건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는데, 아무래도 자신의 stabilized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저렇게 돌던지는 똘아이 하나쯤 옆에있으면 재밌겠다 하는 생각으로 결혼한것 같다. 한치의 오차도없이 굴러가는 삶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 떄문에 나는 다시금 망각을 좋아하고 혼돈을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의 혼돈과 불안정한 국내정세는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예측불가한 삶을 헬난이도(그것도 점점 높아지는중!) 속에서 살아야한다는것은, 가뜩이나 안정된 삶에서의 소소한 혼돈과 일탈을 애정하는 나로써는 짊어져야 하는 아주 무거운짐이자, 또다른 2019년 고통의 무한 반복일 뿐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모국을 벗어나는 생각을 종종하고 있다. 돈많이버는사람이 형님이고 안정적으로살게해주는나라가 모국일뿐.

 

그래서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많이 바쁘다. (아직은 마음만..) 업무도 빡세게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부동산공부도 한다. 모든 준비는 언제 이루어질지, 언제 실천으로 옮길지, 어떤자산을 언제매각할지, 나중을 대비해 어떻게 자산을 투자해야할지, 그리고 다양한 exit 계획등.. (게다가 당장 내년에는 이사를한다.) 인생은 B와 D사이의 C라는 말이 몹시 와닿는 요즘이다. 블로그는 이 Choice로 인해 우선순위가 많이 뒤로 밀려난 상황인데, 어느정도 상황정리가 되면 엄청나게 다양하고 깊은 컨텐츠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런 혼돈속에서 systemization을 돕는 툴인 notion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것없는 삶을 더이상은 상상할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blog대신 notion을 사용해볼까 생각하긴 했었지만, raw db 만 있으면 무슨소용이냐, 인간적인 양념이 있어야지, 하는 마음에 blog+notion 체제를 다음에는 시도해볼까 한다. 그리고 현재 10년넘게 사용해온 frontjang.info 도메인은 너무나 엮여있는 것들이 많아서 아마 향후 10년동안은 계속 들고 가야할듯하다. 즉, 블로그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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