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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크리스마스 시즌 술문화 (feat. 주류박물관)


자전거를 타고 바사호박물관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주류박물관(Spritmuseum; 사진속 X자 쳐져있는건물)을 발견하였다. 11월부터 두달간 "A Spicy Christmas - The Flavours of Yuletide"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는데, 마침 관심있던 주제이고 해서 바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바사호박물관과 마찬가지로 130 sek 이고, 스톡홀름 패스를 사용할 수 있다. 안에 어떤것이 있는지 알아보지도않고 그냥 바로 입장료를 결제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쪼금 가성비가 아쉬운 박물관이었다. 시음코너가 있기를 기대해서그런가.. 그래도 나름 정성들여 꾸며놓고 다양한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있어서 한번쯤은 가볼만한곳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에서 등장하는 Yuletide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의미하는 옛영어 단어이고(yule + ~tide), 동지(winter solstice) 부터 12일동안, 또는 이를 아우르는 두달정도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이 시즌이 되면 코카콜라의 판매량을 능가한다는 Julmust(Jul+Must = Christmas+Juice)라는 콜라비슷한 전통?음료가 시중에 유통된다. 스웨덴에서 파는 코카콜라는 분명 "Original"이라 적혀있긴하지만 스웨덴 고유의 향과 약간 맹맹한 느낌이 들던데, 차라리 그것보다는 더욱 특색있는 맛을지닌 Julmust가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물론 많은 한국인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주류박물관 한코너를 차지하던 크리스마스 음료들에 대한 정보와(아래 사진에 나온게 특설코너의 전부), 인터넷, 그리고 지인들로부터 들은 정보를 종합하여 스웨덴의 크리스마스 시즌 술문화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움라우트(ö같은)가 있고없고가 구글링에 영향을 미쳤고, 스웨덴어 이외의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고(심지어 박물관에있던 영어자료도 완벽하게 번역되지 않은부분이 있었음), 지인들의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이 필요해보이지만, 이정도로만 정리해도 전반적인 흐름은 어느정도 정리한것으로 생각한다. 



스웨덴의 명절을 대표하는 향신료에는 계피(Cinnamon), 사프란(Saffron), 올스파이스(Allspice), 귤(Clementine)이 있다. 여기에 광귤(Bitter Orange), 카다멈(Cardamom), 생강(Ginger)같은 매력적인 재료가 더해져 더욱 강렬한 연말분위기를 풍기게 만든다. 이런 향신료들이 들어간, 기존에 마시던것들보다 더욱 달고 더욱 진한/자극적인 음료를 마시는것이 스웨덴의 전통이라고 한다. 연말분위기에 어울리는 스웨덴 전통음료로, 주류로는 glögg, julöl, mumma, snaps(aquavit)가, 무알콜음료로는 yulmust가 대표적이다. 


1960년 이후로 스웨덴의 당분섭취량은 세배이상 증가했지만, 이에 반해 달달한(sweet) 주류에대한 소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달달한 강화포도주(fortified wine)인 포르투 와인(Port wine)이나 마데이라 와인(Madeira wine - 이 와인과 달달한 간식들을 크리스마스 이브에 먹는 문화가 오래전에 있었다고 함) 소비는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스웨덴 punsch의 인기는 예전만치 못하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빼놓을수없는 glögg 또한 그 감소세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arsala 와인을 넣어 달달함을 더욱 높인 mumma, 따뜻하게 데워먹는 glögg, 그리고 punsch를 마시는것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있어서 빼놓을수 없는 풍습으로 남아있다.



mumma('맛있다'는 뜻의 muma에서 유래)는 달달한 맥주로써, 라이트/다크 맥주에 레모네이드 또는 강화포도주로 단맛을 살리고 꼬냑(Cognac)등의 술을 더하고 카다멈(Cardamom)등의 향신료를 첨가하여 만든다. julöl(Christmas Beer) 또한 시즌을 겨냥하여 특별히 제조된 맥주로써 일반 맥주에 비해 더욱 진하고 강한 향을 가지며, 대부분 라벨에 산타그림이 포함되어있다. 비슷하게 Juldricka(Christmas Drink)라는 맥주도 있는데, 일반적인 맥주의 원료인 물, 홉, 몰트, 이스트와 더불어 시럽이나 사카린등의 당분이 첨가되어 좋은향을 내는 2%의 낮은도수의 맥주이다. 예전에는 흑-Juldrika가 갈증해소음료정도의 위치를 차지하며 식사와 같이 나오는 흔한 음료였지만 현재는 스웨덴의 일부주조장에서만 제조된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스웨덴의 술문화를 보여주는 표현으로 "Anna med kanna"(Anna with the pitcher)가 있다. 12월 9일은 Annadagen(Anna's Day) 로, 성모마리아의 어머니인 안나를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이에 관하여는 야고보의 원복음서;The Proto Gospel of James를 참고) 이날은 주조한 Julöl을 처음으로 시음하는 날이고, 또는 문화권에 따라 주조를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루테피스크(lutfisk)를 절이는 날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청소를 하고 크리스마스 초를 켜기 시작하는 날이다. 이날 저녁에는 지인들을 초대하여 발효과정중의 Julöl을 맛보는것이 관습이었다. "Anna den granna hon kommer med kanna"(구글번역: Anna the pretty she comes with the pitcher) 라는 표현이 19세기에 등장하며 그 기록은 노르딕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스뫼르고스보르드(Smörgåsbord)은 스웨덴의 부페식 식사를 의미하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특별히 Julbord(Christmas Table) 부페식이 등장한다. (위 사진은 Julbord의 초간단 버전) 스뫼르고스보르드가 있기전 16~19세기에는 Brännvinsbord(Vodka Table) 라는 개념으로써 빵, 생선, 소시지, 버터/치즈, 술의 다섯가지 음식으로 이루어진 부페식 식사가 있었다. 여기에는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한다는 Aquavit("water for life"), 또는 위장에 좋다고 알려진 캐러웨이(Caraway), 아니스(Anise), 휀넬(Fennel), 약쑥(Wormwood)가 함께 제공되기도 하였다. 이 Brännvinsbord가 시간이 지나 간소화되며 널리 퍼진문화가 Smörgåsbord인 것이다. 요즘의 Julbord에는 snaps가 제공되며, 12월 한달에만 20%의 snaps가 소비된다고 하니, julsprit으로써의 snaps의 위상를 알 수 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Snaps is another term used for aquavit, but to be called aquavit the mixture has to be flavored with dill or cumin seeds." 라고 하던데, 결국 Aquavit는 Snaps의 특별한 버전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시원한/따뜻한 와인을 먹는 풍습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로 거슬러올라간다. 스웨덴에서 와인과 향신료들은 값비싸고 희귀한 수입물품으로써, 아주 일부만이 와인을 마실 수 있었다. 16세기 스웨덴 Erik 14세 국왕은 와인과 향신료, 그리고 우유를 섞은 Lutendrank라는 술을 즐겼다. 향신료는 건강을 좋게해줄 뿐만 아니라 맛이간 또는 저품질 와인의 안좋은 향을 덮는데에도 사용된다. 크리스마스 명절에 등장하는 향신료들은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용도로도 사용되었고, 여기에는 복부팽창등을 방지하는 계피, 치통과 구취를 줄여주는 정향(Cloves)등이 있다.


일반적인 glögg에는 따듯한 레드와인에 설탕을넣고 계피와 정향등이 들어가고 이따금씩 다른 술이 첨가된다. glögg의 어원은 glödga로, '데우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리법이외에도 따뜻한 brännvin(스칸디나비아 보드카/진)과 설탕을 섞은것을 지칭하는데에도 사용된다. 스웨덴에서 와인을 데운다는 개념은 1906년 조리법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또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와인에 뭔가를 첨가한다는 개념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으나, 스웨덴에서는 그 관습이 계속 남게 되었다. 이것은 아마도 북유럽의 추운날씨와, 운송기간이 길어짐에따라 생기는 와인의 변질(냄새를 잡기위해)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1870년대의 "표준 glögg" 조리법에는 brännvin과 향신료가 포함되었고, 또한 Katarrh-glögg의 조리법에는 감초(Liquorice)뿌리와 아이슬란드이끼(Iceland moss)가 들어가서 기침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glögg를 마시는것은 19세기 말부터 스웨덴의 전통이 되었다. 기존의 크리스마스 전통음식과 음료들이 점차 그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glögg가 그자리를 차지하게 된것이다. 이에따라 와인제조사들은 glögg를 만들어 병에 팔기 시작하였고, 2017년 현재에는 쵸콜릿, 커피, 감초, 라벤더를 첨가한 (물론 게피, 정향, 카다멈이 "클래식 크리스마스"를 상징한다) 71가지의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고, Systembolaget에서는 12월 한달동안만 2백만 리터가 팔릴정도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었다. 와인 glögg는 와인이 주원료고 거기에 약간의 술과 설탕시럽이 들어간다. 그리고 건포도, 아몬드, 계피, 카다멈, 정향이 들어가 그 향을 더한다. 연말이되면 노상, 상점을 포함한 다양한곳에서 glögg가 데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각각의 맛과 가격이 달라서 그것들을 체험해보는것은 스웨덴의 연말을 즐기는 방법중 하나다. 


glögg에 술을 첨가한 brylå라는 술이 19세기 살롱(salon)에서 제공되었다고 한다. 어원은 프랑스의 brûlot으로, "불로 태운다"라는 뜻을 갖는다고 한다. Café Brulot(카페 브륄로)는 오렌지 · 레몬 껍질로 맛 들여, 브랜디(Brandy)를 넣어 불을 붙인 뒤에 마시는 커피라는데 느낌이 비슷하다. brylå를 만드는데는 꼬냑등의 술, 그리고 카다멈, 계피, 건포도와같은 향신료들을 섞고 그위에 설탕을 가득얹어 졸인다. August Strindberg라는 스웨덴 극작가는 brylå를 가리켜 "가발상인의 꼬냑"으로 불렀다고 한다.



Julmust는 Julöl에 대한 무알콜 대체재로써 1910년대에 개발되었으며, 점점 알콜섭취를 줄이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White Christmas' 음료로 자리잡았다. Julmust에는 맥주와 마찬가지로 홉과 몰트가 들어가지만 알콜도수는 없으며, 여기에 특별한 첨가물이 들어간다. 많은 회사들이 이 특별한 첨가물의 복제를 시도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것의 정체는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Roberts AB에 의해 기밀로 다뤄지며 독점적으로 공급된다. 



스웨덴 홈페이지의 아래글은 강림절/대림절(Advent) 기간의 스웨덴 문화를 날짜(영명 축일; Name Day)별로 잘 정리해놓았다. 여러 날들 중에서도 성녀 루치아 축일(Lucia Day)인 12월 13일은 매우 중요한 날으로, 루치아로 선출된 젊은여성은 다른 여성들과함께 흰옷을 입고 붉은 허리띠를 차고 촛불로된 관을 쓰면서 노래를 부른다. (요즘엔 전기촛불을 사용해서 안전하다) 각 지역의 성당에서 공연이 이루어지고, 또한 이는 TV에서 생중계할 정도로 스웨덴 전역으로 유명한 행사다. 또한 사프란으로 만든 루치아 빵(Lussekatt; 루쎄캇)을 나눠먹는 풍습도 있다. 스웨덴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기존의 관습을 기독교문화에 편입하면서 특유의 문화가 형성되었는데 이것도 그중의 하나라고 한다.


In agrarian times, Advent was a hectic period when all farm work was to be completed so that people could take Christmas leave. By 9 December, ‘Anna Day’, the Christmas brew was to be ready, the lutfisk was to be soaked in lye and the baking was to begin. On Lucia Day, 13 December, candles were to be made and animals slaughtered for the Christmas table, and after ‘Tomas Day’, 21 December, all milling and spinning was to cease. Christmas fairs were then held in town. Since the Middle Ages, Swedes have drunk hot mulled wine (glögg), during Advent.


Spritmuseum, Djurgårdsvägen 38 - 40, 115 21 Stock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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